개미굴 연대기 1화 — 한 줌의 흙
작성자 buildcraftlab77 · 인디 게임 개발자
본 글은 게임 제작자 본인이 초안을 작성한 뒤 AI 도구의 보조를 받아 구조와 맞춤법을 정리하고, 수치·사례·결론을 직접 검토하여 발행합니다.
요약
중앙 왕국 관리자 양성소를 최하위 성적으로 졸업한 하루가 아무도 가려 하지 않는 변방 개미굴 “낙엽둥지”에 배정된다. 도착한 그곳은 무너진 통로, 텅 빈 식량 창고, 그리고 빛 바랜 왕관의 늙은 여왕뿐. 유일한 동료인 정찰개미 칼라와 함께, 하루는 이 폐허에서 첫 번째 “일하기”를 시작한다.
1화. 한 줌의 흙
배정서는 나무껍질에 적혀 있었다.
관리자 하루. 배정지: 낙엽둥지. 즉시 부임할 것.
중앙 왕국 관리자 양성소의 졸업식장은 거대한 참나무 뿌리 아래 굴에 자리 잡고 있었다. 수백 마리의 졸업생이 들떠서 서로의 배정지를 확인하는 동안, 하루는 구석에 서서 나무껍질을 몇 번이고 뒤집어 보았다. 혹시 뒷면에 “농담입니다”라고 적혀 있을까 하는 얄팍한 기대와 함께.
적혀 있지 않았다.
“낙엽둥지라고?”
옆에서 누군가가 킥킥거렸다.
“거기 아직 살아 있는 개미가 있어?”
하루는 대답하지 않았다. 사실, 대답할 수가 없었다. 양성소 3년 과정 동안 배운 개미굴 목록 어디에도 “낙엽둥지”라는 이름은 없었다. 지도에서조차 점 하나 찍혀 있지 않은 곳이었다. 교관에게 물었을 때 돌아온 대답은 이랬다.
“변방이다. 멀고, 가난하고, 한때는 괜찮았으나 이제는 아무도 가려 하지 않는 곳이지. 그래서 네가 가는 거다, 하루.”
최하위 성적의 졸업생에게 주어지는, 최하위의 배정지.
공정하다면 공정한 것이었다.
걷고 또 걸었다. 중앙 왕국의 넓은 터널을 벗어나자 통로가 좁아졌고, 좁아진 통로를 지나자 이제는 통로라 부르기도 어려운 갈라진 틈이 이어졌다. 공기는 축축했고, 벽에는 오래된 곰팡이 냄새가 배어 있었다.
하루의 체구는 다른 관리자보다 작고 가녀렸다. 양성소에서도 늘 뒤쪽에 서 있었다. 하지만 좁은 틈을 빠져나가는 데는 오히려 유리했다. 작다는 것이 처음으로 쓸모가 있었다.
얼마나 걸었을까. 축축한 흙벽에 희미하게 글자가 새겨져 있었다.
낙엽둥지.
글자의 절반은 이끼에 덮여 있었고, 나머지 절반은 흙이 무너져 내려 거의 읽을 수 없었다. 하루는 더듬이로 글자를 더듬으며 한 자 한 자 확인했다. 그 아래에 또 다른 글귀가 있었다 — 이끼에 거의 묻혀 있었지만, 하루의 호박색 눈이 그것을 잡아냈다.
단단한 굴은 천 세대를 버틴다.
누가 새긴 것인지, 언제 새긴 것인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그 문장에는 묘한 무게가 있었다. 하루는 이상하게도 그 한 줄을 잊을 수 없었다.
입구를 지나자 시야가 열렸다 — 그리고 하루는 멈춰 섰다.
텅 비어 있었다.
식량 창고라고 추정되는 방은 바닥이 드러나 있었다. 먹이 한 톨 없었다. 통로의 절반 이상은 무너져서 막혀 있었고, 유충실로 보이는 방은 금이 간 벽 사이로 흙먼지가 흘러내리고 있었다. 한때 수백, 어쩌면 수천의 일꾼이 분주하게 오갔을 터널들이 지금은 텅 빈 뼈대처럼 남아 있었다.
하루의 호박색 눈이 천천히 폐허를 훑었다.
”…여기가 내 개미굴인 거구나.”
목소리가 생각보다 크게 울렸다. 아무도 없는 곳에서는 작은 소리도 크게 들리는 법이었다.
“맞아요! 여기예요!”
하루가 깜짝 놀라 뒤를 돌아보았다. 가녀린 체구에 유난히 긴 더듬이. 더듬이 끝이 쉴 새 없이 흔들리며 주변을 탐색하는 — 정찰개미 한 마리가 벽에서 쏙 튀어나왔다.
“관리자님이죠? 맞죠? 오늘 온다고 했었는데! 아, 저는 칼라예요. 정찰개미 칼라! 여기서 유일하게 정찰 업무를 하고 있는 — 뭐, 유일하게 남아 있는 거기도 하고요.”
칼라는 숨도 쉬지 않고 말을 쏟아냈다. 더듬이가 하루의 얼굴, 몸, 짐을 차례로 건드리며 정보를 수집했다.
“작네요, 관리자님. 생각보다 많이 작아요. 아, 기분 나쁘셨으면 죄송! 근데 사실이잖아요. 자, 이쪽으로 오세요. 여왕님께 인사드려야죠!”
하루는 칼라의 속도에 끌려가듯 안쪽으로 들어갔다.
여왕의 방은 개미굴 가장 깊은 곳에 있었다. 한때는 장엄했을 공간이 지금은 초라하게 줄어들어, 겨우 몇 마리가 들어갈 크기밖에 남지 않았다.
중앙에 여왕이 있었다.
레기나.
첫인상은 — 늙었다. 체구는 여전히 여왕의 위엄이 남아 있었지만, 외골격 곳곳에 세월의 흔적이 깊게 새겨져 있었다. 머리 위의 왕관은 빛이 바래 있었다. 한때 찬란했을 광택이 흙먼지 아래 잠들어 있었다.
하지만 눈빛은 달랐다. 하루를 올려다보는 그 눈에는 오래 살아남은 존재만이 가질 수 있는, 차갑고도 날카로운 무엇이 있었다. 왼쪽 눈에 희미한 붉은 기가 서려 있는 것을 하루는 나중에야 알아차렸다 — 마치 오래전에 타올랐다 꺼진 불씨의 흔적처럼.
“네가 새 관리자냐.”
목소리도 그랬다. 낮고, 느리고, 하지만 한마디에 공간 전체가 잠겼다.
“예. 하루입니다. 오늘부로 낙엽둥지에 배정받았습니다.”
“최하위였겠지.”
하루는 입술을 깨물었다. ”…예.”
“그래야 여기에 오지.”
레기나는 그 이상 아무것도 묻지 않았다. 환영의 말도, 격려도, 기대도 없었다. 그저 하루를 한 번 훑어보고는 시선을 거두었다.
“식량 창고는 비었고, 일꾼은 없다. 통로 절반은 막혔고, 위에서 오는 것이라곤 빗물뿐이다.”
레기나가 말했다. 현황 보고라기보다는 진단서에 가까웠다.
“이 굴에 필요한 것은 말이 아니라 먹이다. 할 수 있겠느냐?”
하루는 텅 빈 식량 창고를 떠올렸다. 바닥이 드러난 그 방. 그리고 그 방을 채워야 하는 것이 자기 몫이라는 사실.
“하겠습니다.”
왜 그렇게 대답했는지 하루 자신도 몰랐다. 할 수 있다는 확신이 아니었다. 그냥 — 이 폐허 앞에서 다른 대답을 할 수 없었다.
레기나가 아주 잠깐, 하루를 다시 보았다. 날카로운 눈빛 사이로 무언가가 스쳤지만, 그것이 기대인지 연민인지 하루는 읽을 수 없었다.
첫 번째 “일하기”는 소박했다.
하루와 칼라, 단 둘이 입구 근처의 얕은 흙을 파고, 부서진 잎 조각 사이에서 먹이를 찾았다. 칼라가 더듬이로 방향을 잡고, 하루가 직접 흙을 파내어 먹이를 모았다.
“이거요! 이건 죽은 나방 날개인데, 의외로 영양가가 있어요. 아, 저것 봐요, 꽃가루 덩어리! 오늘 운이 좋은 건가?”
칼라의 수다는 멈추지 않았고, 하루는 그 수다가 고마웠다. 혼자였다면 이 적막을 견디기 어려웠을 것이다.
해가 기울 무렵, 식량 창고 구석에 작은 먹이 더미가 쌓였다. 정말 한 줌.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말 그대로 한 줌의 흙 위에 놓인 한 줌의 먹이.
“첫날치고 나쁘지 않아요!”
칼라가 말했다. 진심인지 격려인지 알 수 없었지만, 하루는 웃었다.
“그래. 나쁘지 않아.”
늙은 여왕의 굴 깊은 곳에서, 가장 작은 시작이 흙 위에 놓였다. 여왕의 첫 번째 한 입이 제국을 세운다는 오래된 말이 있었다. 하루는 아직 그 말의 무게를 몰랐다. 하지만 오늘, 이 폐허에서 첫 번째 흙을 파낸 것만큼은 확실했다.
밤이 내렸다. 낙엽둥지의 첫 밤은 고요했고, 어둠 속에서 하루의 호박색 눈만이 희미하게 빛났다. 깊은 곳 어딘가에서, 누군가의 발소리가 들리는 것 같기도 했다 — 아직 굴에 없는, 앞으로 올 자들의 발소리.
입구의 흙벽에 새겨진 그 문장이 어둠 속에서 하루의 머릿속을 맴돌았다.
단단한 굴은 천 세대를 버틴다.
모든 제국은 한 줌의 흙에서 시작된다.
다음 화 예고: 칼라의 더듬이가 뭔가를 감지한다. 숲 너머에서 오는, 먹이도 빛도 아닌 이상한 에너지 — 대풍년. 그리고 하루는 자신이 카드를 “읽을 수 있다”는 사실을 처음 깨닫는다. 71장의 기억 중 첫 번째 조각.
지금 바로 게임을 시작해보세요
카카오톡으로 시작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