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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굴 연대기 16화 — 나비가 되는 순간

작성자 buildcraftlab77 · 인디 게임 개발자

본 글은 게임 제작자 본인이 초안을 작성한 뒤 AI 도구의 보조를 받아 구조와 맞춤법을 정리하고, 수치·사례·결론을 직접 검토하여 발행합니다.

요약

결정의 아침이 밝는다. 여섯이 여왕의 방 앞에 모이고, 레기나가 처음으로 왕좌에서 직접 일어나 기억의 방까지 긴 복도를 걷는다. 숫자가 새겨진 벽 앞에서 여왕과 일곱 개미가 한 줄로 선다. 레기나가 하루에게 한 가지를 부탁한다 — “이번 세대의 마지막 먹이를 네 손으로 저장고에 들이라.” 하루가 마지막 버섯 한 알을 창고로 옮기는 순간, 낙엽둥지 전체가 빛에 감싸인다. 벽, 수로, 도구, 설계도, 농장, 정찰 지도 — 모든 것이 흙으로 돌아간다. 여섯 마리의 일꾼과 하루와 레기나만이 남는다. 그리고 — 여섯 장의 카드도 남는다. 하루가 기억의 방 벽에 손을 댄다. 호박색 눈이 가장 밝게 빛난다. 유산 포인트 1점이 내려앉는 자리 — “유산의 돌판에 첫 번째 이름을 새기다.” 세대 보너스가 해금되고, 낙엽둥지의 두 번째 세대가 시작된다.


16화. 나비가 되는 순간

이전 줄거리

전날 메인 터널에서 여섯 개미가 각자 진화로 잃게 될 것을 하나씩 꺼내놓았다. 파종의 한 마디가 공기를 바꿨다 — “씨앗도 죽어야 싹이 트지.” 하루는 오래 품어온 비밀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여섯 장의 카드, 그리고 자신이 카드를 “읽는” 능력. 나라가 여섯 장의 박자가 서로 맞춰진다고 느꼈고, 낙엽둥지는 결정을 감당할 자리를 갖추었다. 이제 남은 것은 — 결정 그 자체였다.


진화의 아침은 다른 아침들과 똑같이 시작되었다.

하늘에 태양이 떴다. 숲에서 새가 울었다. 나뭇잎 사이로 이슬이 흘러내렸다. 짓다가 설계한 통풍구를 타고 들어온 공기는 여느 때처럼 2.5도 기울어져 순환했다. 수로에 물이 차 있었다. 페르가 입구에서 북서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다른 것은 단 하나였다.

오늘은 아무도 일하러 가지 않았다.

수확도, 건설도, 훈련도, 정찰도 멈춘 채로. 낙엽둥지 전원이 — 칼라의 회복실부터 여왕의 방까지 — 조용히 깨어 있었다. 모두가 여왕의 방 앞에 모이기 전에 각자의 방에서 잠시 시간을 보냈다. 작별이라기보다 — 마지막으로 이 굴의 공기를 들이마시는 시간이었다.

하루는 여섯 장의 카드를 품에 단단히 넣었다. 그리고 여왕의 방으로 걸어갔다.


여섯이 여왕의 방 앞에 서 있었다.

페르가 입구 경비에서 내려와 있었다. 처음이었다. 오늘은 경비를 볼 이유가 없었다 — 이그니스의 본대는 오지 않았고, 올 징조도 없었다. 아니, 어쩌면 이 진화의 순간 자체가 그의 부재를 설명할지도 모른다고 하루는 생각했다. 이그니스는 무언가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그게 무엇인지는 아직 모르지만.

짓다가 설계도 통을 들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한 번만 들고 있을 거라고 했다. 통 안에 말려 있는 도면이 오늘 세대의 마지막 기록이었다.

모아는 빈손이었다. 턱 보강구를 어제 저녁에 파종에게 돌려줬다. 파종이 말없이 받았다. 다음 세대에서 다시 엮어주기 위해.

나라는 치유 가방 대신 — 여왕의 알을 안고 있었다. 이 알은 진화를 넘어 살아남는 몇 안 되는 것 중 하나였다. 여왕, 알, 유산, 그리고 — 이제 카드도.

칼라는 혼자 서 있었다. 지팡이도 없이. 어제 오후부터 거의 정상적으로 걸을 수 있게 되었다. 나라가 치유 가방을 비우는 대신, 칼라의 회복에 남은 에너지를 전부 부었다고 했다. 치유사의 마지막 선물이었다.

파종은 버섯 한 알을 손에 들고 있었다. 어제 농장 가장 안쪽에서 들고 나온 — 이 세대의 마지막 버섯이었다. 갈색이 아닌 옅은 크림색. 오늘 아침 막 수확할 만큼 자란 품종.


여왕의 방 문이 안쪽에서 열렸다.

그리고 — 레기나가 직접 걸어 나왔다.

낙엽둥지에서 레기나가 왕좌에서 일어나 복도로 나오는 일은 극히 드물었다. 7화의 폭우 끝에 한 번, 13화의 “진화” 발언 때 한 번. 그리고 오늘이 세 번째였다. 여왕의 걸음은 느렸다. 하지만 그 느림에는 무게가 있었다. 수백 세대의 기억을 발 아래에 딛고 걷는 느림이었다.

“모두 모였구나.” 레기나가 말했다.

여섯이 자연스럽게 고개를 숙였다.

“오늘 우리는 이 낙엽둥지의 n번째 진화를 맞이한다. 몇 번째인지는 — 나도 정확히 모른다. 벽의 기록이 너무 오래되어서, 중간 세대의 숫자가 몇몇 지워졌다. 하지만 그것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 오늘의 진화가 이 세대의 마지막 선물이라는 점이다.”

레기나가 하루를 보았다.

“관리자. 앞장서라.”


레기나가 하루 뒤에 섰다. 여섯이 그 뒤에 한 줄로 섰다. 여덟 마리가 — 일곱 개미와 한 알 — 기억의 방으로 향하는 복도를 걸었다.

하루는 레기나와 단 둘이 걸었던 어제의 복도를 다시 걸었다. 오늘은 혼자가 아니었다. 뒤에서 여섯 개의 숨소리가 들렸다. 그 숨소리가 — 하루가 레기나에게서 들은 무게를 공유할 수 있게 해주었다. 혼자 알기에는 무거운 것이 여섯 명에게 나뉘자, 감당할 수 있는 것이 되었다.

기억의 방에 도착했다.

여덟이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은 아니었지만 — 간신히 들어갈 수 있었다. 짓다가 방의 크기를 재보고 고개를 살짝 기울였다. 건축가의 본능이 “이 방은 정확히 여덟을 수용하도록 설계되었군”이라고 말하고 있었다. 우연이 아닐지도 몰랐다. 이 방을 만든 어느 세대의 여왕이, 언젠가 여덟이 모여 서는 날을 예상했을 수도 있었다.

벽의 숫자들. 어제보다 오늘 더 또렷해 보였다.

레기나가 맨 아래 빈 공간을 손으로 쓸었다. 오늘 이 벽에 새겨질 숫자가 들어갈 자리였다.


“여기가 이 세대의 마지막 자리다.” 레기나가 말했다. “오늘 여기에 우리 세대의 누적 먹이가 새겨진다. 그리고 그 숫자 옆에 — 나의 인장이 들어간다. 내가 이 세대의 여왕이었다는 흔적.”

모두가 벽을 올려다봤다. 레기나가 다시 하루 쪽으로 돌아섰다.

“관리자. 부탁이 있다.”

“말씀하세요.”

“이 세대의 마지막 먹이를 — 네 손으로 저장고에 들이라. 그것이 이 세대의 종료를 알리는 의식이다.”

하루가 파종 쪽을 돌아봤다. 파종이 고개를 끄덕이며 버섯 한 알을 내밀었다. 오늘 아침의 갈색 대신 옅은 크림색 버섯. 어제 농장 안쪽에서 가져온 것.

하루가 버섯을 받았다. 생각보다 가벼웠다. 일생 동안의 무게치고는.

“가자.” 레기나가 말했다.


여덟이 다시 복도를 걸었다. 이번에는 여왕의 방을 지나 — 메인 터널을 지나 — 식량 창고 앞까지 갔다.

식량 창고는 어제 아침 모아가 말한 그대로였다. 꽉 차 있었다. 마지막 자리 하나만 비어 있었다. 정확히 버섯 한 알 들어갈 자리.

“여기에 넣어라.” 레기나가 말했다.

하루는 마지막 자리에 버섯을 놓았다. 버섯이 창고 벽에 닿는 순간 — 공기가 미세하게 바뀌었다.

창고의 벽이 희미하게 빛났다. 처음에는 아주 약한 빛이었다. 흙벽 자체가 안쪽에서 따뜻해지는 듯한. 그다음 그 빛이 천장으로 번졌고, 메인 터널로 퍼졌고, 수로를 타고 내려갔고, 지하 호수까지 도달했다.

낙엽둥지 전체가 숨을 쉬는 것 같았다.

“이제 — 기억의 방으로.” 레기나가 조용히 말했다.


여덟이 다시 기억의 방으로 돌아왔다.

들어가자마자 하루는 알아차렸다. 벽의 숫자가 — 오늘 아침보다 더 또렷해져 있었다. 특히 맨 아래의 빈 자리. 그 자리 위쪽, 마지막 숫자 바로 다음에 — 빈 공간이 미세하게 빛나고 있었다.

“관리자.” 레기나가 말했다. “벽에 손을 대라.”

하루가 빈 자리 쪽으로 다가갔다. 앞다리를 들어 벽에 댔다.

그 순간, 하루의 호박색 눈이 한 번 크게 빛났다.

지금까지의 카드 읽기 때와는 다른 빛이었다. 카드를 읽을 때는 한 장의 기억이 하루에게 흘러들어 왔다. 지금은 — 낙엽둥지 전체의 한 세대가 한 번에 흘러들어 왔다.

첫 날 부임의 기억. 칼라와의 첫 탐색. 여왕의 알 카드. 모아와 파종의 합류. 10초 콤보의 리듬. 페르와의 첫 만남. 딱정벌레 전투. 짓다의 완벽한 설계. 나라의 치유 페로몬. 폭우의 밤. 지하 호수. 벚꽃 꽃잎. 독거미 여왕. 기억의 방. 그리고 어제 저녁의 메인 터널 — 여섯 개의 박자가 하나로 맞춰지던 자리.

한 세대의 모든 기억이 하루의 손끝에서 — 벽으로 흘러들어 갔다.


벽에 숫자가 새겨지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작은 획 하나. 그다음 숫자 하나. 그리고 또 하나. 벽이 스스로 숫자를 새기고 있었다. 자릿수가 하나씩 늘어났다.

1,287,340,000,000.

1조 2873억 4000만.

이 세대의 누적 먹이. 어제 모아의 계산보다 약간 많았다 — 어젯밤 창고에 들어온 마지막 수확과, 오늘 아침 하루가 직접 넣은 버섯 한 알이 합쳐진 값이었다.

그 숫자 옆에 — 여왕의 인장이 새겨졌다. 레기나의 문양. 지금까지 기억의 방 벽에 없었던 새로운 표식.

그 순간, 기억의 방 전체가 — 아니, 낙엽둥지 전체가 — 빛에 감싸였다.


빛 안에서 시간이 이상해졌다.

하루는 자기가 서 있는 것도, 앉아 있는 것도 아닌 감각을 느꼈다. 몸이 있는데 무게가 없는 것 같았다. 시선도 한 곳에 집중되지 않았다. 동시에 여러 곳을 보고 있었다.

짓다의 설계도 통이 빛에 감싸이는 것을 보았다. 설계도가 종이째 빛으로 번지며 — 사라졌다. 하지만 짓다 자신은 그대로 남아 있었다. 짓다는 멈춰 서서 그 순간을 지켜봤다. 슬픔이라기보다 — 놓아주는 표정이었다.

모아가 있던 창고의 버섯이 한순간에 빛으로 번졌다. 창고 벽까지 빛이 스며들었다. 벽이 조금씩 흙으로 풀려나갔다. 창고가 — 폐허가 아니라 흙으로 — 돌아갔다.

파종의 버섯 농장이 빛에 감싸였다. 농장의 균사체 전체가 숨을 내쉬는 것 같았다. 그리고 — 고요히 땅으로 스며들었다. 파종이 마지막에 손가락을 땅에 댔다. 다음 계절의 씨가 묻힌 자리를 기억하기 위해서였다. 기억은 사라지지 않았다. 사라지는 것은 — 형태였다.

나라의 치유 가방은 이미 비어 있었다. 어제 칼라의 회복에 남은 것을 전부 부었기 때문이었다. 가방 자체도 빛에 감싸이며 — 풀려나갔다. 나라는 여왕의 알을 조금 더 단단히 안았다. 알은 빛에 닿았지만 사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 알의 맥동이 빛의 리듬과 맞아 들어갔다.

페르는 입구 쪽을 돌아보지 않았다. 오늘만큼은 북서쪽을 보지 않았다. 대신 짓다와 모아, 파종, 나라, 칼라 쪽을 차례로 보았다. 여섯이 서로를 확인하는 순간. 페르의 흉터도 빛에 반사되었다 — 하지만 흉터는 사라지지 않았다. 흉터는 이 세대의 것이 아니라 페르 자신의 것이었다. 자신의 것은 진화를 넘어 남는다.

칼라가 벽에 등을 기댔다. 지팡이 없이. 그 순간 칼라의 몸에 남아 있던 독거미의 마지막 흔적이 — 빛에 씻겨 나갔다. 독이 빠져나가면서 칼라가 살짝 숨을 내쉬었다. 치유가 아니라 해방에 가까운 숨이었다.


그리고 — 하루의 품속의 카드 여섯 장이.

하루는 손을 품에 넣어 카드를 꺼냈다. 여섯 장을 기억의 방 벽 앞에 펼쳤다. 카드가 빛에 감싸였다 — 하지만 사라지지 않았다. 카드의 표면이 오히려 더 밝아졌다. 여섯 장의 박자가 지금 이 순간, 낙엽둥지 전체의 박자와 포개졌다.

여왕의 알, 거대 딱정벌레, 버섯 농장, 지하 수원, 벚꽃 꽃잎, 독거미 여왕.

여섯 장의 기억이 — 이 세대의 마지막 순간에, 다음 세대로 이어질 다리가 되었다.

나라가 옆에서 조용히 웃었다. 박자가 전부 맞춰졌다. 여섯 장의 카드, 여섯 마리의 개미, 한 마리의 여왕, 그리고 한 마리의 관리자. 여덟 박자의 교향곡. 아주 잠깐의 순간.

그리고 — 빛이 거두어지기 시작했다.


빛이 물러나면서 낙엽둥지가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하지만 다른 낙엽둥지였다.

짓다가 지은 방어선이 없었다. 수로가 없었다. 통풍구의 정밀한 각도가 없었다. 정교한 아치가 없었다. 대신 — 거칠고 작은 기본 터널만 있었다. 입구, 메인 터널 하나, 여왕의 방, 식량 창고(작은 것), 기본 통풍구. 하루가 처음 낙엽둥지에 왔을 때보다는 조금 나은, 하지만 어제와 비교하면 폐허에 가까운 모습.

창고는 비어 있었다. 완전히. 버섯 한 알도 없었다. 농장 구역은 흙만 남아 있었다. 지하 호수는 — 여전히 있었다. 물은 사라지지 않았다. 자연의 것은 진화를 거쳐도 남았다. 하지만 지하 호수에서 올라오던 수로는 사라졌다. 물은 호수 안에 머물렀다.

그리고 — 일꾼이 없었다.

메인 터널에는 여섯 마리와 하루, 그리고 여왕 레기나만 있었다. 그동안 합류했던 다른 모든 일꾼들 — 하층조 정찰병 네 마리, 새로 합류한 채집개미 셋, 농부개미 둘, 병정개미 증원들 — 은 없었다. 어디로 갔을까. 하루는 순간적으로 공포를 느꼈다.

레기나가 그 공포를 읽었다.

“죽은 것이 아니다. 그들은 이 세대에서 고용된 자들이었다. 진화의 빛이 그들을 — 자연으로 돌려보냈다. 그들은 숲 어딘가에서 다시 삶을 시작할 것이다. 다음 세대의 낙엽둥지가 다시 부른다면, 그들 중 일부는 돌아올 수도 있다.”

“여섯은 — 왜 남았어요?”

“이 여섯은 이 세대에서 핵심이었기 때문이다. 핵심은 다음 세대에도 부를 수 있다. 진화의 빛도 핵심만큼은 함께 남긴다. 이것이 유산의 본질이다.”


기억의 방에서 레기나가 하루의 손을 벽에서 떼게 했다.

“이제 세대가 바뀌었다. 두 번째 세대. 유산 포인트는 1.”

“겨우 1점이에요?”

“첫 진화는 원래 그렇다. 우리는 레벨 0에서 레벨 1로 올라간 것이다. 레벨의 차분이 1이니 유산도 1점이다. 그 1점이 — 어떻게 쓰일지가 중요하다.”

레기나가 기억의 방 벽의 한 부분을 가리켰다. 숫자들이 새겨진 곳과 다른, 반대편 벽. 지금까지 하루가 보지 못했던 벽이었다. 빛이 물러간 뒤에 드러난.

그 벽에는 — 목록이 있었다. 고대 문자로 새겨진 목록. 맨 위에 한 줄이 있었다.

legacy_start — 1pt — 유산의 돌판에 첫 번째 이름을 새기다.

“이것이 첫 유산이다. 1점으로 살 수 있는 유일한 것. 이것을 사야 — 다른 유산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세대 보너스가 해금된다.”

“세대 보너스가 뭐예요?”

“이후 모든 생산에 — 우리 세대가 배운 지혜만큼의 보너스가 더해진다. 처음에는 아주 작다. 하지만 세대가 쌓일수록, 보너스도 쌓인다. 이것이 낙엽둥지가 폐허에서 다시 일어나는 속도를 비약적으로 빠르게 만든다.”

“사면 돼요?”

“네가 사야 한다. 관리자의 손으로.”


하루가 벽 앞으로 다가갔다. 목록의 맨 위 줄에 손을 댔다.

손이 닿는 순간, 그 줄이 빛을 발했다. 그리고 — 작게 새겨진 문자가 크게 번져 기억의 방 전체로 퍼졌다.

유산의 돌판에 첫 번째 이름을 새기다.

하루의 이름이 새겨지는 것도 아니었고, 레기나의 이름이 새겨지는 것도 아니었다. 새겨지는 것은 — 낙엽둥지 자체의 이름이었다. 하지만 그 이름 아래에 관리자의 인장이 작게 새겨졌다. 하루의 인장. 처음으로.

벽의 숫자 구역에서 레기나의 인장 옆에, 하루의 인장이 작게 추가되었다. 이 세대를 여왕과 함께 만든 자의 흔적.

“이제 — 세대 보너스가 해금되었다.” 레기나가 말했다.

하루는 그 말을 듣는 순간, 자기 안에 뭔가가 번지는 것을 느꼈다. 카드를 읽을 때와 비슷하지만 — 훨씬 조용한 감각. 낙엽둥지의 앞으로 있을 모든 생산에 미세한 가속이 얹혀 있었다. 지금 당장은 느껴지지 않겠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차이가 드러날 것이었다.


여덟이 기억의 방을 나왔다.

메인 터널에 돌아왔을 때, 이미 낙엽둥지는 첫째 날의 모습이었다. 작은 터널, 작은 창고, 작은 여왕의 방. 하루가 관리자로 부임한 첫날의 풍경.

하지만 다른 것은 — 오늘의 여섯이 있다는 것이었다.

짓다가 앞으로 나와 새로운 흙을 손으로 쥐어봤다. 그리고 고개를 끄덕였다.

“이번에는 — 서쪽 수문이 처음부터 들어간다.”

짓다가 벌써 머릿속에서 새로운 설계를 그리고 있었다.

모아가 빈 창고를 한 번 걸었다. 창고의 크기를 몸으로 다시 재는 중이었다.

“이번에는 창고 배치를 다르게 제안할게. 농장 바로 옆이 더 편해.”

파종이 흙에 손을 댔다. 균사체가 없는 깨끗한 흙. 처음 씨를 뿌리는 농부의 눈으로.

“이번에는 — 어제 얘기한 특수 품종을 처음부터 심어볼게.”

나라가 여왕의 알을 다시 여왕의 방 한 구석에 놓았다. 알의 맥동이 — 진화를 넘어서도 그대로였다. 여왕의 심장 리듬과 여전히 포개져 있었다.

칼라가 입구 밖으로 한 걸음 나가봤다. 숲이 똑같이 있었다. 바람이 불었다. 칼라의 더듬이가 — 강화의 빛은 사라졌지만 — 여전히 예민했다. 정찰개미의 본능은 진화를 넘어 남았다.

페르가 입구 옆에 섰다. 북서쪽을 한 번 돌아봤다. 그 어둠은 그대로였다. 이그니스는 여전히 어딘가에 있었다. 본대의 그림자도 여전했다. 하지만 — 페르의 시선이 처음으로 그 어둠 앞에서 흔들리지 않았다. 어제 자리에서의 여섯 박자가 페르의 자세 안에 들어 있었다.


하루는 여섯 장의 카드를 꺼내 한 번 나열해봤다.

여섯 장은 그대로였다. 진화를 넘어, 낙엽둥지가 폐허로 돌아간 오늘도, 여섯 장의 기억은 하루의 품에 있었다. 처음 이 굴에 와서 칼라와 숲을 걷던 날부터 시작된 것들이, 오늘 첫 진화 이후에도 여전히 살아 있었다.

다시 71장 중 여섯 장.

하지만 — 다른 여섯 장이었다.

첫 번째 세대의 여섯 장과, 진화 이후의 여섯 장은 물리적으로 같은 카드였지만, 의미가 달랐다. 이제 이 여섯 장은 두 번째 세대의 출발점이었다. 하루가 0에서 시작한 것이 아니라, 여섯 장의 기억을 안고 시작한 것이었다.

카드가 유산 자체는 아니었다. 하지만 카드는 유산이 담을 수 없는 것 — 감각의 기억, 공기의 결, 동료의 목소리 — 을 담고 있었다. 그것도 다음 세대로 이어지는 무언가였다.

하루는 카드를 다시 품에 넣었다.


레기나가 왕좌에 돌아가 앉았다. 오늘은 왕좌가 작은 흙 의자였다 — 진화의 빛이 화려한 왕좌를 풀어버렸다. 하지만 레기나는 그 작은 자리에서도 여전히 여왕이었다.

“관리자.” 레기나가 말했다.

“네.”

“첫 번째 진화를 마쳤다. 이제 두 번째 세대의 일이 시작된다. 세대 보너스는 작지만, 우리가 배운 모든 것은 너와 여섯 일꾼의 몸 안에 있다. 우리는 어제보다 약해졌지만, 어떤 의미에서는 더 강해졌다.”

“어떤 의미예요?”

“이 순환을 한 번 겪어봤다는 의미다. 처음 겪는 것과, 한 번 겪어본 것의 차이는 크다. 두 번째 세대에서 네가 느낄 가장 큰 변화는 — 두려움의 크기가 줄어든다는 것이다. 무너지는 것이 무엇인지, 다시 짓는 것이 무엇인지, 네 몸이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하루는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 이 순간에도 알 것 같았다. 두려움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었지만, 그 무게가 달라졌다. 처음 부임했을 때 느꼈던 막막함과는 질적으로 다른 감각이었다.


그날 저녁, 여섯이 새로 생긴 작은 메인 터널에 모여 앉았다.

어제의 자리와 비슷했지만 — 더 가까이. 공간 자체가 좁아졌기 때문이었다. 여섯이 어깨가 거의 닿을 만큼.

짓다가 새 흙바닥에 설계를 그리기 시작했다. 머릿속에 있던 것을 손으로 옮기는 작업. 이번 세대를 위한 첫 번째 설계도. 어제의 설계도와는 달랐다 — 짓다가 한 세대를 거치며 배운 것들이 반영된, 조금 더 나은 설계였다.

“서쪽 수문은 여기. 통풍구는 2.5도. 메인 터널 높이는 반 마디 낮춰서.”

“좋아.” 파종이 고개를 끄덕였다. “대신 농장 구역은 이쪽으로 당겨줘. 지난번보다 지하 호수에 더 가깝게.”

“알았어.”

모아가 창고 자리에 손을 대며 말했다.

“창고 벽은 내가 처음부터 쌓을게. 이번에는 파종의 점토 바로 받아서. 시행착오 줄일 수 있어.”

“내가 점토 더 잘 반죽할 수 있어.” 파종이 웃었다.

칼라가 입구 쪽을 바라봤다.

“정찰은 내일부터 시작해. 숲이 하루 만에 크게 변하지는 않았을 거야. 기억이 남아 있으니 속도가 빨라질 거야.”

나라가 여왕의 방 쪽을 돌아봤다.

“알의 맥동을 지켜볼게요. 이 맥동은 — 이 세대에 깨어날지도 모르겠어요.”

페르가 조용히 말했다.

“나는 이그니스를 — 이번 세대에는 내가 먼저 찾으러 갈까 생각 중이다.”

모두가 페르 쪽을 돌아봤다.

“어제 자리에서 내가 말했지. ‘다음 세대에 살아 있다면 다시 여기로 올 거다’라고. 그 말을 지금 지키는 중이다. 그리고 — 한 가지가 더 있다. 이번 세대에는 본대가 오기 전에 내가 먼저 움직이고 싶다. 기다리는 건 이번에는 하지 않는다.”

페르의 목소리는 지친 것 같지 않았다. 오히려 — 결심이 섰다. 어제 자리에서의 여섯 박자가 페르 안에 남아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루는 여섯을 바라보며 조용히 말했다.

“우리, 다음 세대가 시작됐어요.”

“시작됐네.” 파종이 고개를 끄덕였다.

“근데 — 어제 자리의 그 느낌은 남아 있어요. 다들 느끼시죠?”

여섯이 거의 동시에 고개를 끄덕였다. 어제 저녁 메인 터널에서 있었던 여섯 박자의 자리. 그 자리의 감각이 오늘 진화의 빛을 통과해서도 살아남아 있었다. 박자는 설계도처럼 — 형태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었다. 몸과 몸 사이에 흐르는 것. 그런 것은 — 진화의 빛이 쓸어내지 않았다.

하루는 품에서 카드 여섯 장을 꺼내 바닥에 놓았다.

어제처럼 다시 한 번, 부채 모양으로.

여섯 장이 희미하게 빛을 머금고 있었다. 나라가 살짝 웃었다.

“박자가 — 여전히 맞아요.”

“맞아요.” 하루가 말했다. “이것만은 — 안 잊어도 돼요.”


다음 화 예고: 두 번째 세대가 시작된다. 유산 포인트 1점이 가져다준 세대 보너스가 점차 드러나고, 짓다가 새 설계도 위에 “빠른 재건”을 그리기 시작한다. 두 번째 진화, 세 번째 진화의 리듬이 눈에 보이는 속도로 다가온다. 그리고 레기나가 두 번째로 꺼내는 유산 — ‘페로몬 중계소’와 ‘심층 터널’. 낙엽둥지의 성장이 질적으로 달라지는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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