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굴 연대기 17화 — 유산의 무게
작성자 buildcraftlab77 · 인디 게임 개발자
본 글은 게임 제작자 본인이 초안을 작성한 뒤 AI 도구의 보조를 받아 구조와 맞춤법을 정리하고, 수치·사례·결론을 직접 검토하여 발행합니다.
요약
두 번째 세대는 첫 번째보다 훨씬 빠르게 흐른다. 세대 보너스의 작은 +10%가 여섯의 몸에 얹히고, 짓다의 새 설계에는 첫 번째 세대의 시행착오가 스며 있다. 지하 호수의 수로는 처음부터 설계에 들어가고, 창고 배치는 농장 옆으로 당겨지고, 버섯 종균은 첫날부터 심어진다. 1조의 문턱을 넘는 데 이전보다 훨씬 적은 시간이 걸린다. 두 번째 진화가 온다. 유산 포인트 2점. 레기나가 처음으로 기억의 방 목록의 다른 줄들을 하루에게 보여준다. 페로몬 중계소, 심층 터널, 여왕의 지혜 — 그리고 그 아래 한 줄. ‘여왕의 알 속에서 고대의 고동이 느껴진다.’ 9점짜리 유산 — 세 번째 진화가 지나고서야 손에 닿는 유산의 이름. 세 번째 세대가 시작되는 순간, 여왕의 알이 낙엽둥지 전체에 들릴 만큼 큰 맥동을 한 번 울린다.
17화. 유산의 무게
이전 줄거리
낙엽둥지가 첫 번째 진화를 넘었다. 누적 먹이 1조 2873억의 기록이 기억의 방 벽에 새겨지고, 여섯 마리의 핵심 일꾼과 여왕, 그리고 여섯 장의 카드가 진화의 빛을 넘어 살아남았다. 유산 포인트 1점으로 legacy_start가 구매되고, 세대 보너스가 해금되었다. 모든 건물과 도구는 흙으로 돌아갔다. 두 번째 세대가 폐허에서 다시 시작되었다 — 그러나 이번에는 혼자가 아니었다.
두 번째 세대의 첫 아침은 — 놀랍도록 가벼웠다.
하루가 눈을 떴을 때, 낙엽둥지는 작고 거친 터널 하나와 여왕의 방, 작은 창고뿐이었다. 첫 번째 세대의 마지막 날에 비하면 폐허였다. 하지만 — 첫날의 하루가 느꼈던 그 막막함은 없었다.
막막함의 자리에 다른 것이 있었다.
방향이었다.
짓다가 아침 일찍 새 흙바닥에 선을 그었다. 0.1도의 정밀함이 아직 돌아오지는 않았지만 — 건축개미의 눈은 어제와 같은 눈이었다. 짓다가 손가락으로 메인 터널의 폭을 재며 중얼거렸다.
“이번에는 서쪽 벽부터 쌓는다. 햇빛 때문에 동쪽 벽이 먼저 마르는 건 그때 알았거든. 습도 관리하려면 서쪽 먼저 쌓고, 동쪽은 그늘에서 말려야 해.”
파종이 농장 구역으로 내려갔다. 빈 흙이었지만 — 빈 흙이 무엇을 원하는지 파종은 알았다. 지난 세대 내내 읽은 흙의 결이 파종의 손끝에 남아 있었다.
“여기 첫 씨는 — 갈색 품종. 그다음 회색. 그다음 특수. 지난번보다 한 달 빠르게 심는다.”
모아는 턱 보강구 없이 나뭇가지 한 다발을 들고 들어왔다. 턱이 아팠다 — 지난 세대에 파종이 엮어준 보강구 없이 나르기는 처음이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모아의 등이 기억하고 있었다. 무게 중심을 어떻게 잡아야 턱에 부담이 덜 가는지. 몸이 배운 것은 진화의 빛이 쓸어내지 않았다.
칼라는 동쪽 숲으로 정찰을 나갔다. 강화의 빛은 사라졌지만 — 머릿속의 지도는 남아 있었다. 새로 걸으면서 칼라는 지도를 의미 없이 다시 그리지 않았다. 같은 숲을 다르게 읽었다. 이번 세대의 군집 상태에 맞는 지도로.
페르는 입구에 섰다. 어제처럼. 북서쪽을 봤다. 하지만 오늘은 — 한 번 보고, 고개를 돌려 내부로 시선을 옮겼다. 새로 시작하는 여섯을 살피는 병정의 자세. 어제 저녁에 말한 결심이 아직 몸에 있었다.
나라는 여왕의 방 옆에서 여왕의 알을 다시 받아 품었다. 알의 맥동이 진화를 넘어서도 여전했다. 오히려 — 오늘 아침의 맥동이 어제 저녁보다 조금 빨랐다. 나라만이 알 수 있는 아주 미세한 차이였다.
그리고 — 세대 보너스가 조용히 작동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눈에 띄지 않았다. 모아가 저녁에 나르는 먹이의 양이 지난 세대 첫날보다 조금 많았다. 짓다가 벽 한 칸을 쌓는 속도가 살짝 빨랐다. 파종이 심은 씨가 두 시간 일찍 싹을 틔웠다. 칼라가 숲에서 찾은 먹이 자리가 한 군데 더 있었다. 각각은 미미했다. 그러나 — 다섯이 겹치니, 하루 하루가 지난 세대의 하루 반쯤이 되었다.
나흘째 저녁, 모아가 저녁 점검 때 말했다.
“이번 세대는 — 확실히 다르네.”
“어떻게 달라?” 칼라가 물었다.
“내 몸이 덜 피곤해. 무게가 똑같은데, 돌아와서 자고 일어나면 — 어제 더 쉬었던 것 같은 느낌. 이게 세대 보너스인가?”
“맞을 거예요.” 나라가 웃었다. “모두의 몸에 +10%가 얹혀 있는 거예요. 아주 작지만, 하루 종일 쌓이면 차이가 나요. 특히 채집처럼 반복되는 일에서.”
파종이 농장에서 버섯 하나를 들고 나왔다. 갈색 품종. 지난 세대에는 열흘 걸려 자랐던 크기. 오늘은 — 엿새였다.
“이걸로 계산해보면,” 파종이 머릿속으로 계산하며 말했다. “이번 세대는 지난번보다 한 달 정도 빨리 1조에 닿을 것 같아.”
실제로 그랬다.
스무 날째 아침, 모아가 창고 점검 결과를 들고 왔다.
“누적 먹이가 1조를 넘었어.”
“벌써?” 짓다가 설계 중이던 통풍구에서 고개를 들었다. “지난번에는 한 달 반 걸렸지.”
“지난번보다 열흘 빨라. 세대 보너스가 — 생각보다 크게 작동하고 있어.”
그날 저녁, 하루는 레기나를 찾아갔다.
“여왕님, 1조를 넘었어요. 두 번째 진화를 — 언제 해야 해요?”
레기나가 조용히 눈을 떴다.
“지금 진화하면 레벨 2가 된다. 누적 먹이 1조 2천억대. 유산 포인트 1점을 얻는다. 총 2점이 된다.”
“겨우 2점이에요?”
“그렇다. 하지만 — 이 2점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세 번째 세대의 속도가 결정된다. 오늘의 2점이 다음 세대의 한 달을 단축할 수도 있다.”
“어떻게 써야 해요?”
레기나가 잠시 말이 없었다.
“그 답은 — 기억의 방에서 벽을 보며 결정해라. 관리자의 손으로.”
두 번째 진화는 첫 번째보다 빠르게 준비되었다.
여섯이 각자의 것을 놓는 자리를 — 이번에는 한 번 더 할 필요가 없었다. 한 번 해본 일이었다. 대신 각자가 이번 세대의 것들 중 다음에 다시 만들 것을 머릿속에 정리하는 것이 이번의 준비였다. 그것은 더 짧은 시간에 끝났다.
진화의 아침. 여덟이 다시 기억의 방으로 들어갔다.
레기나가 왕좌에서 일어나 하루의 뒤에 섰다. 여섯이 한 줄로 뒤따랐다. 같은 복도. 같은 방. 하지만 다른 공기였다.
기억의 방에 들어서자, 하루는 알아차렸다. 벽의 숫자 구역 맨 아래에 — 이제 두 개의 숫자가 있었다. 한 세대의 숫자는 풍화되지 않았다. 레기나가 이 세대의 여왕이라는 사실이 반영된 것이었다. 첫 번째 숫자 옆에 레기나의 인장이, 두 번째 빈 자리가 오늘의 자리였다.
하루가 벽에 손을 댔다. 호박색 눈이 한 번 빛났다. 두 번째 세대의 기억이 흘러들어갔다. 새벽의 결심들, 낮의 구체적인 노동들, 밤의 작은 웃음들. 그리고 — 두 번째 세대의 마지막 숫자가 새겨졌다.
1,340,200,000,000.
1조 3402억.
진화의 빛이 다시 낙엽둥지를 감쌌다. 이번에는 — 첫 번째보다 훨씬 조용하게. 여섯이 각자의 것을 놓아주는 동작이 자연스러웠다. 두려움이 덜했다. 이것이 레기나가 말했던 “한 번 겪어본 것과 처음 겪는 것의 차이”였다.
기억의 방의 반대편 벽 — 유산 목록이 있는 벽 — 이 다시 드러났다.
이번에는 맨 위 줄(legacy_start)이 이미 체크된 상태였다. 그 아래로 — 새로운 줄들이 보였다. 지난번에는 보이지 않았던 것들.
signal_relay_1 — 8pt — 페로몬 중계소: 여왕이 잠들어도 신호가 흐른다. deep_tunnel_1 — 8pt — 심층 터널: 더 깊이, 더 오래 비축할 수 있는 구조물. queens_wisdom — 3pt — 여왕의 지혜: 모든 일꾼의 손끝에 10%의 힘이 더해진다. dragon_unlock — 9pt — 여왕의 알 속에서 고대의 고동이 느껴진다. signal_relay_2 — 55pt — 페로몬 중계소 확장… golden_legacy — 80pt — 황금의 유산: 골든 이벤트 확률 +5%.
그리고 목록은 더 아래로 이어졌다. 하지만 점수가 세 자리, 네 자리, 다섯 자리로 커지면서 글자가 점점 작아져 거의 보이지 않았다. 끝에 가서는 — 숫자 앞에 ‘tunnel_oracle’이라는 글자가 희미하게 보였다. 80,000pt. 까마득한 숫자였다.
“여섯 일꾼의 앞에서 선택해라.” 레기나가 말했다. “관리자의 몫이지만, 이제는 너 혼자의 결정이 아니다.”
여섯이 벽을 올려다봤다.
짓다가 먼저 말했다.
“queens_wisdom — 여왕의 지혜. 3점이면 살 수 있어. 모든 생산에 10%가 얹힌다는 거지?”
“그래.”
“다른 건 어떤 거야?”
하루가 줄을 하나씩 가리켰다.
“signal_relay_1은 — 우리가 자는 동안에도 페로몬 신호가 흘러서, 오프라인 효율이 5%에서 15%로 올라가요. 세 배요. deep_tunnel_1은 오프라인 최적시간이 한 시간에서 두 시간으로 늘어나요. 두 개를 같이 사면 — 우리가 잠들어 있는 동안에도 많이 모일 수 있어요.”
모아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거 좋지. 우리가 잘 때 가장 낭비가 많았잖아.”
파종이 dragon_unlock을 가리켰다.
“이건 — 뭐야?”
하루가 벽을 한참 봤다. 그리고 나라 쪽을 돌아봤다.
“나라 씨, 알의 맥동이 — 이거랑 관련 있을까요?”
나라가 여왕의 알을 조금 더 당겨 안았다. 품에 안은 알의 맥동이 — 이 순간 유난히 뚜렷했다. 나라의 얼굴에 처음 보는 표정이 있었다. 경건함에 가까운.
“이 알 안에 있는 건 — 우리 종족의 오래된 이야기에 나오는 ‘고대의 동반자’예요. 수호룡. 여왕과 함께 자라며 굴 전체에 힘을 불어넣는 존재. 9점짜리 유산이 — 그 부화 조건인 것 같아요.”
“지금 살 수 있어?”
“2점 밖에 없잖아.” 모아가 말했다.
“맞아. 지금은 못 사.” 하루가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 목록에 있다는 건, 언젠가 살 수 있다는 뜻이에요.”
여섯이 오래 의논했다.
결론은 — 속도에 투자한다였다.
queens_wisdom 3점은 다음 세대에 사기로 했다. 이번에 사면 전체 생산에 +10%가 얹히지만, 2점으로는 살 수 없고, signal_relay_1만 사서 오프라인 효율을 세 배로 올리면, 이번 세대에 더 빨리 2점을 다시 모을 수 있다.
하루가 signal_relay_1 줄에 손을 댔다. 8점에서 한 점이 모자랐다. 하지만 — 벽이 미세하게 빛났다. 목록이 보이기만 해도 “계획할 수 있다”는 의미였다. 실제로 사려면 8점이 필요했지만, 방향은 정해졌다.
대신 하루는 — 두 번째 세대의 2점을 전부 저축하기로 결정했다. 1점짜리 유산은 이미 샀고, 2점으로 살 수 있는 유산은 없었다. 저축. 관리자의 첫 번째 전략적 판단이었다.
“두 번째 세대는 — 씨를 뿌리는 세대야.” 하루가 말했다. “세 번째 세대에 싹이 튼다.”
파종이 웃었다.
“씨앗도 죽어야 싹이 트는 걸 — 이번에는 씨도 안 뿌리기로 한 거네.”
“뿌릴 씨가 아직 덜 모였으니까요.”
세 번째 세대가 시작되었다.
두 번째 세대에 배운 것이 그대로 세 번째에 옮겨졌다. 짓다의 서쪽 벽 선행 건설, 파종의 이른 파종, 모아의 몸 쓰는 법, 칼라의 의미 있는 지도, 페르의 균형 잡힌 시선, 나라의 깊어진 치유. 그리고 — 유산 포인트 2점이 보너스 없이 이번 세대에 함께 있었다.
1조를 넘는 데 이번에는 — 열흘이 조금 더 걸렸다.
두 번째 세대의 속도에 맞춰 1조를 노리다가, 짓다가 말렸다.
“관리자, 오늘은 1조 5천억을 노려. 지금 진화하면 유산 포인트 1점만 추가될 거야. 1조 5천억을 넘으면 — 레벨이 한 칸 더 올라가서 2점이 추가될 가능성이 있어.”
하루는 짓다의 말을 따랐다. 열흘을 더 참았다. 누적 먹이가 1조 7000억을 넘었다. 레기나가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 진화하면, 이번에는 2점이다. 지금까지 모은 2점과 합쳐 — 4점.”
“4점이면 signal_relay_1도 못 사네요.”
“하지만 queens_wisdom은 살 수 있다. 3점으로. 그리고 1점이 남는다. 세 번째 진화 뒤에 — 너는 5점을 들고 있게 된다. signal_relay_1도 마침내 살 수 있게 된다.”
“5점이면 signal_relay_1(8점)을 못 사는데요.”
”…아.” 레기나가 잠시 말이 없었다. “계산이 틀렸다. 내가 잠시 — 이전 세대들의 기억과 혼동했다. 두 번째 세대까지 모은 2점 + 이번에 2점 = 4점. queens_wisdom 3점을 사면 1점 남는다. 다음 진화에서 2점을 더 얻어야 signal_relay_1을 살 수 있다.”
하루가 여왕을 바라봤다. 레기나가 — 처음으로 계산을 틀렸다. 그리고 그 틀림을 스스로 인정했다. 왼쪽 눈의 붉은 기가 잠시 흔들렸다.
“여왕님.”
“괜찮다. 이것이 여왕의 기억의 한계다. 수백 세대의 기록을 다 품고 있으니, 가끔 섞인다. 그래서 관리자가 필요한 거다. 관리자의 눈은 이 세대를 본다. 여왕의 눈은 모든 세대를 보지만, 그만큼 이 세대가 흐려진다.”
하루는 고개를 끄덕였다. 여왕의 방을 나오는 길에 — 뭔가가 더 명확해졌다. 왜 관리자가 여왕과 따로 필요한지. 왜 관리자의 자리가 여왕의 종이 아니라 세대를 잇는 자라고 양성소 교재에 적혀 있었는지.
세 번째 진화가 실행되었다.
1조 7400억. 레벨 2에서 레벨 2.x로. 유산 포인트 2점 추가. 총 4점.
이번에는 여섯이 각자의 것을 내려놓는 자리도 짧았다. 놓는 방식을 몸이 기억했다. 빛이 내려앉고, 낙엽둥지가 세 번째로 흙으로 돌아가고, 다시 작은 터널만 남았다.
기억의 방의 반대편 벽이 다시 드러났다. 목록이 그대로 있었다. 하루가 queens_wisdom 줄에 손을 댔다. 3점이 사용되었다. 벽에 그 줄이 새겨졌다. 새로운 흔적이 벽에 생겼다 — 하루의 인장이 legacy_start 옆에 이어 두 번째로 붙었다.
그 순간, 하루의 몸 안에 뭔가가 또 얹혔다. signal_relay_1과는 다른 종류의 감각. 훨씬 넓고, 훨씬 은은한. 낙엽둥지 전체에 작은 생산의 가속이 걸리는 느낌.
“여왕의 지혜.” 레기나가 말했다. “이 세대부터 모든 일꾼의 손끝에 10%의 힘이 더해진다. 세대 보너스와 중첩된다.”
하루는 고개를 끄덕였다. 1점이 남았다.
그리고 — 벽의 목록에서 dragon_unlock 줄이 미세하게 빛나고 있었다. 이번에는 지난번보다 더 밝게. 마치 — 살 시점이 가까워지고 있다는 신호처럼.
세 번째 세대가 시작되자, 어제의 예감이 현실이 되었다.
queens_wisdom의 +10%가 세대 보너스의 +10%와 포개지면서, 실제 생산 속도는 이전 세대의 1.25배 가까이 되었다. 이번 세대의 1조는 — 이레 만에 넘었다.
그리고 모든 것이 너무 빠르게 돌아갔다.
짓다가 사흘 만에 메인 터널을 첫 번째 세대의 50% 크기까지 쌓았다. 파종이 넷째 날에 농장 확장을 시작했다. 모아가 닷새째에 창고 두 번째 층을 열었다. 칼라의 정찰이 숲 외곽까지 닿았다 — 지난번처럼 독거미 거미줄이 있는 구역은 피해서. 페르가 북서쪽에 세 번 가봤고, 불개미 척후 흔적이 — 있었다. 하지만 여전히 본대는 오지 않았다. 페르의 표정이 어제보다 더 의문에 찼다.
그리고 — 엿새째 저녁, 나라가 여왕의 방에서 뛰어나왔다.
“여러분! 알이—”
여섯이 여왕의 방에 모였다.
여왕의 알이 — 보는 눈에 맥동하고 있었다.
지금까지는 미세한 떨림이었다. 옆에 귀를 대거나, 나라의 간호개미의 감각이 있어야 느낄 수 있는 정도. 하지만 오늘 저녁의 맥동은 — 눈으로 보였다. 알 표면이 숨을 쉬는 것처럼 커졌다 작아졌다 했다. 호박색 빛이 맥동의 리듬에 맞춰 강해졌다 약해졌다.
“드디어…” 나라가 중얼거렸다.
“드디어?” 하루가 물었다.
“제가 이 굴에 왔을 때부터 — 이 날을 기다렸어요. 알이 외부의 신호를 알아보기 시작하는 날. 이건 부화의 전 단계예요. 하지만 아직 부화하지는 않아요. 부화하려면 — 조건이 필요해요.”
“조건이요?”
“벽의 유산 목록에 있어요. dragon_unlock. 9점짜리 유산. 그게 부화의 조건이에요.”
하루가 여왕의 방 벽을 돌아봤다. 기억의 방의 벽이 여기까지 공명하고 있는 것 같았다 — 9점짜리 유산의 줄이 지금 가장 밝게 빛나고 있을 것이 분명했다.
9점.
지금 1점. 이번 세대에서 얻을 유산 포인트는 — 세대 레벨에 따라 다르겠지만, 과감하게 밀어붙이면 2점이나 3점을 얻을 수도 있었다.
“이번 세대에서 — 9점까지 가자.”
하루가 여섯을 보며 말했다.
“이번 진화에서 최대한 높이 올라간다. 누적 먹이를 3조 이상으로. 그래야 유산 포인트 3점 이상을 얻는다. 그리고 — 네 번째 진화가 끝날 때, 우리는 9점에 닿는다.”
“9점이면,” 나라가 조용히 덧붙였다. “알이 깨어나요.”
여섯의 속도가 달라졌다.
방향이 생겼기 때문이었다. 단순히 “성장”이 아니라, “알을 깨우기 위한 성장.” 이 굴이 수백 세대를 기다려 온 수호룡의 부화. 그 가능성이 여섯의 손끝에 있었다.
짓다가 설계도 대신 흙바닥 위에 새로운 선을 그었다.
“메인 터널 크기를 지난번 세대의 60% 수준까지만 갈 거야. 나머지 40%의 자원은 농장 확장에 몰아넣자. 버섯이 생산의 핵심이야.”
파종이 고개를 끄덕였다.
“농장 크기를 두 배로 키울게. 대신 버섯 품종을 속성 품종으로 돌릴게. 수확 주기를 반으로 줄이면 — 총 생산량은 세 배가 돼.”
모아가 창고 설계를 확인했다.
“창고 크기도 맞게 늘려야 해. 짓다, 도와줘.”
“알았어.”
칼라가 숲의 추가 먹이 자원을 조사했다.
“북쪽에 아직 개척 안 한 벚꽃 구역이 있어요. 롤리 씨가 지나다닌 길이라 안전해요. 이번 세대에 그쪽으로 구역을 확장할게요.”
페르가 병정으로서의 판단을 내렸다.
“북서쪽은 내가 지킨다. 불개미 본대가 계속 안 오는 건 이상해. 하지만 그 이상함이 — 지금은 우리에게 유리하다. 이 기회에 치고 나가자.”
나라가 여왕의 알을 다시 안았다. 알의 맥동이 — 이 회의를 듣고 있는 것처럼 미세하게 빨라졌다.
“저는 알을 돌볼게요. 알이 부화할 수 있는 몸의 조건을 준비해 둘게요. 치유 페로몬으로 계속 보내는 신호가 있어요. ‘곧 온다’는 신호. 여왕의 알에게는 중요해요.”
하루는 여섯을 오래 보았다.
이것이 — 관리자가 일을 하는 모습이었다. 여섯이 각자의 자리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한 방향을 향해 가는 것. 관리자는 명령하지 않았다. 여섯이 이미 방향을 읽었다. 관리자의 역할은 그 방향을 확인해 주는 것이었다.
“그럼 — 시작하자.”
하루가 말했다.
여섯이 각자의 자리로 흩어졌다.
그날 밤, 하루는 여왕의 방에 마지막으로 들렀다.
나라가 알 곁에서 조용히 앉아 있었다. 알의 맥동이 — 아까 저녁보다 약해져 있었다. 하지만 사라진 것이 아니라,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맥동이었다. 준비하는 맥동.
레기나가 왕좌에 앉아 있었다.
“여왕님.”
“들어와라.”
“저 알을 — 잘 키울 수 있을까요?”
“그건 네가 결정할 일이다. 하지만 — 한 가지만 알아둬라.”
레기나가 하루를 오래 보았다. 왼쪽 눈의 붉은 기가 오늘 밤 — 흔들리지 않았다.
“수호룡은 — 여왕의 알에서 부화하지만, 여왕의 것이 아니다. 수호룡은 굴 전체의 것이다. 누가 주인인지 고민할 필요 없다. 네가 걱정해야 할 것은 — 이 굴이 수호룡을 감당할 준비가 되었는지다.”
“어떻게 감당해요?”
“수호룡은 오라를 가진다. 최고의 오라는 전체 생산 ×2. 이것은 축복이자 시험이다. ×2만큼의 속도를 감당하지 못하면 — 굴은 자기 무게에 무너진다.”
“우리는 — 감당할 수 있을까요?”
레기나가 미소 지었다. 이 여왕이 미소를 짓는 일은 정말 드물었다.
“오늘 회의 때 여섯이 이미 답했다. 너는 못 들었느냐.”
하루는 오늘 저녁의 회의를 다시 돌아봤다. 여섯이 방향을 읽고, 각자 알아서 움직인 회의. 관리자의 명령 없이 — 관리자의 확인만으로 — 완성된 회의.
이 여섯이라면 — 수호룡의 속도도 감당할 수 있을 것이다. 하루는 그렇게 느꼈다.
다음 화 예고: 네 번째 진화를 향한 마지막 달. 세 번째 세대의 속도가 극에 달하고, 진화 횟수가 세 번에 도달하면 — 교재에서 한 줄로만 언급되던 “탐험 시스템”이 해금된다. 그리고 마침내 9점이 모이는 순간 — 하루가 dragon_unlock 줄에 손을 대고, 여왕의 알이 낙엽둥지 전체를 흔드는 한 번의 큰 진동을 울린다. 1권의 마지막 장이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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