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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굴 연대기 10화 — 진딧물의 꿀

작성자 buildcraftlab77 · 인디 게임 개발자

본 글은 게임 제작자 본인이 초안을 작성한 뒤 AI 도구의 보조를 받아 구조와 맞춤법을 정리하고, 수치·사례·결론을 직접 검토하여 발행합니다.

요약

불개미 척후병의 그림자 속에서 수로 공사가 한창이던 셋째 날, 낙엽둥지에 상인이 찾아온다. 진딧물 상인 롤리 — 등에 꿀단지를 진, 숲 전역을 오가는 방랑 상인. 진딧물은 개미와 오랜 공생 관계에 있는 존재이고, 그 공생의 관리자인 롤리는 어느 굴에도 속하지 않는 중립 상인이다. 하루는 롤리와 거래를 튼다. 버섯 농장의 특수 품종과 지하 수원의 광물수를 꿀과 맞교환한다. 거래 말미, 롤리가 하루에게 한 장의 카드를 건넨다 — “이건 파는 게 아니야. 봄이 주는 거지.” 시즌 한정 카드 “벚꽃 꽃잎”. 다섯 번째 카드이자, 낙엽둥지의 첫 시즌 카드.


10화. 진딧물의 꿀

이전 줄거리

불개미 척후병의 흔적이 북서쪽에서 발견되었다. 페르는 처음으로 자신의 과거를 털어놓았다 — 타오르는 골짜기에서 왔다는 것, 불개미 대장 이그니스가 형제라는 것, 왼쪽 더듬이의 흉터는 떠날 때 받은 “형제의 인사”라는 것. 낙엽둥지는 지하 호수의 물을 이용한 방어 수로 공사에 들어갔다. 열흘 안에 완성해야 했다.


수로 공사 사흘째.

짓다의 설계도 위에서는 단순한 선이지만, 실제 공사는 밤낮으로 흙을 파내고 돌을 다지고 경사를 맞추는 고된 일이었다. 페르가 앞장서서 가장 힘든 구간을 맡았고, 모아가 자재를 날랐고, 파종이 방수 점토를 만들었다. 칼라는 정찰 부대를 두 배로 돌리며 북서쪽을 감시했다. 나라는 공사 중 다친 일꾼들의 치유를 담당했다.

그 와중에 — 손님이 왔다.

낙엽둥지에 손님이라는 개념 자체가 어색했다. 지금까지 찾아온 것은 일꾼 아니면 적뿐이었다.

이번에는 둘 다 아니었다.

칼라가 먼저 보고했다.

“하루, 남쪽에서 누가 와요. 혼자예요. 무장하지 않았고 — 등에 뭔가 짊어지고 있어요. 단지 같은 거.”

페르가 긴장했다. 수로 공사를 멈추고 입구로 향했다. 하지만 칼라가 덧붙였다.

“개미가 아니에요.”

”…개미가 아니야?”

“곤충인데 — 진딧물 같아요.”

페르의 긴장이 약간 풀렸다. 미세하게.

“진딧물이면 — 상인이다.”


진딧물은 개미와 오래된 공생 관계에 있는 존재다. 개미가 진딧물을 보호해주는 대가로, 진딧물은 달콤한 분비물 — 꿀 — 을 제공한다. 숲의 많은 개미굴이 진딧물을 “기르지만”, 어느 개미굴에도 속하지 않은 자유 진딧물도 있었다. 그들은 꿀을 단지에 담아 숲 전역을 오가며, 개미굴과 개미굴을 이어주는 중립 상인 역할을 했다.

양성소 교재에 딱 한 줄 나와 있었다. “진딧물 상인은 어떤 분쟁에도 관여하지 않는다. 모든 개미굴이 그들을 해치지 않겠다는 암묵적 약속을 지킨다. 그 약속을 깨는 굴은 숲의 모든 굴에서 외면받는다.”

입구 앞에 서 있는 진딧물은 — 통통하고 둥글었다. 연두색 외피에 등에는 주먹보다 큰 나무 단지 세 개를 지고 있었다. 단지 뚜껑이 잎사귀로 봉해져 있었지만, 틈새에서 달콤한 향이 배어나왔다. 진딧물 상인 특유의 향. 불안한 공사장에 어울리지 않는, 봄 한복판의 향기.

“안녕하세요오오.”

느릿한 목소리였다. 서두를 이유가 없는 자의 목소리.

“여기 낙엽둥지 맞죠? 새로 재건 중이라고 들었는데요. 롤리예요. 진딧물 상인. 이 근방 돌면서 꿀 파는 일 해요.”

하루가 앞으로 나섰다.

“관리자 하루예요. 먼 길 오셨네요.”

“아, 뭘요. 이 근방이 원래 제 단골 구역인데 — 전 관리자 때는 워낙 가난해서 거래할 게 없었거든요. 근데 요즘 소문이 좋더라구요. 딱정벌레 잡았다, 폭우에서 살아남았다, 지하에서 호수 찾았다. 진딧물들 사이에서도 얘기가 돌아요.”

롤리가 통통한 앞발로 단지 하나를 두드렸다.

“그래서 와봤어요. 뭐 하나라도 맞바꿀 게 있는지.”


하루는 롤리를 메인 터널로 안내했다. 페르는 조금 떨어진 곳에서 지켜보았고, 칼라는 북서쪽 경계를 풀지 않았다.

롤리가 단지 뚜껑을 열었다. 잎사귀를 걷어내자 — 진득한 황금색 꿀이 드러났다. 향기가 터널 전체로 번졌다. 공사로 지친 일꾼들이 자기도 모르게 고개를 돌릴 만큼.

“이게 봄꿀이에요. 이 시기 꽃에서만 나오는 거. 당분 함량 높고, 회복 효과 있어요. 다친 일꾼이나 지친 여왕한테 최고예요.”

나라가 관심을 보였다. 치유사의 본능이었다.

“이 꿀에 섞인 꽃가루 — 벚꽃인가요?”

“어머, 잘 아시네. 네, 올해 첫 벚꽃 개화 때 받은 거예요. 계절당 몇 단지 못 만들어요. 귀해요.”

하루가 물었다.

“뭘 받고 파시는데요?”

“아, 전 돈 같은 건 관심 없구요.” 롤리가 웃었다. “제가 숲 도는 상인이다 보니 — 재미있는 게 필요해요. 다른 굴에 없는 거.”

롤리가 주변을 둘러보았다.

“농장에서 나는 특이 품종 버섯이나, 이번에 찾은 지하 수원의 물 — 그런 거. 다른 굴에 가져가서 팔면 눈이 휘둥그레질 거거든요.”

파종이 뒤에서 듣고 있다가 다가왔다.

“미네랄수는 광물 농도가 꽤 높아요. 그냥 마시는 물이 아니라 — 약이에요. 진딧물 상인이라면 다른 굴에서 그 가치를 알아볼 거예요.”

“아, 농부 친구?” 롤리가 파종에게 고개를 돌렸다. “그 얘기 더 들려주세요.”

파종과 롤리가 거래 조건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파종이 농부개미 특유의 침착함으로 수량과 품질을 설명하고, 롤리가 느긋하게 흥정했다. 결국 합의된 것은 — 미네랄수 다섯 단지와 특수 버섯 종균 한 세트를, 봄꿀 두 단지와 교환.

거래가 성사되었다.

모아가 미네랄수 단지를 날라왔고, 롤리가 꿀 두 단지를 내려놓았다. 나라가 꿀을 받아 여왕의 방으로 가져갔다. 오늘 밤 여왕과 알에게 한 스푼씩 돌아갈 예정이었다.


거래가 끝난 뒤, 롤리가 떠나기 전 짐을 정리하면서 — 잠깐 망설였다.

그리고 단지 옆에 매달아둔 작은 주머니를 풀었다.

“저기, 관리자님.”

“네?”

“이거 드릴게요.”

롤리가 주머니에서 꺼낸 것은 — 한 장의 카드였다.

얇고 반투명한. 카드 표면에 연한 분홍빛이 감돌았다. 가까이 가자 하루의 호박색 눈에 희미한 빛이 번졌다.

“이건 파는 게 아니에요. 봄이 주는 거예요.”

“봄이 준다…?”

“저희 진딧물은요, 계절이 바뀔 때마다 숲에서 한두 장씩 이런 카드를 주워요. 왜 그러는지는 저도 몰라요. 그냥 — 계절이 주고 가는 거 같아요. 보통은 저희도 어떻게 할지 몰라서 그냥 갖고 다니는데, 가끔 이게 필요해 보이는 관리자를 만나면 드리거든요.”

롤리가 말을 멈추었다.

“오늘 들어오는 길에 — 이 개미굴이 이 카드랑 어울린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이유는 저도 설명 못 해요. 진딧물 감이에요.”

하루가 카드를 받아들었다.

벚꽃 꽃잎.

봄의 숲에서 가장 먼저 피어나는 약속. 꽃잎 하나가 바람을 타고 날아갈 때, 겨울은 끝난다.

호박색 눈에 빛이 번졌다.

— 분홍빛. 가볍고, 짧고, 그리고 아름다운 시간. 벚나무 아래를 걸어본 적 없지만, 그 감각이 하루의 의식에 번졌다. 꽃잎 하나가 바람을 타는 순간의 찰나. 그 찰나에 담긴 수천 송이의 꽃, 수만의 벌, 수억의 씨앗. 짧기 때문에 더 눈부신 시간. 봄의 약속.

그리고 — 다른 카드들과 다른 감각. 여왕의 알에서 느낀 따뜻함도, 딱정벌레에서 느낀 무거움도, 버섯 농장에서 느낀 인내도 아닌. 찰나의 환희. 오래가지 않기에 귀한 것.

하루가 정신을 차렸을 때, 롤리가 빙긋 웃고 있었다.

“보셨죠?”

”…뭘요?”

“카드 읽을 때 눈 색깔이 달라지는 거. 저희 진딧물도 가끔 봐요. 관리자 중에 카드를 ‘읽을’ 수 있는 사람들. 드물긴 한데 — 있긴 있어요.”

하루가 흠칫했다. 레기나의 경고가 떠올랐다 — 카드를 읽는 능력을 비밀로 하라고.

롤리가 하루의 표정을 읽었다.

“걱정 마세요. 진딧물 상인은 누구의 편도 아니에요. 들은 건 단골한테도 말 안 해요. 그게 직업 윤리예요.”

롤리가 단지들을 다시 어깨에 짊어졌다.

“근데 관리자님, 하나만 조언 드릴게요.”

“네.”

“북서쪽 피해서 다니세요. 저도 이번에 그쪽을 크게 우회해서 왔거든요. 냄새가 — 안 좋아요.”

하루의 등이 서늘해졌다.

“불개미요?”

“이름까지 알고 계시구나.” 롤리가 한숨을 쉬었다. “그 친구들은 진딧물한테도 거칠어요. 거래 원칙을 안 지키는 유일한 굴이에요. 조심하세요. 그리고 — 꿀이 필요하면 남쪽 루트로 언제든 연락하세요. 진딧물은 페로몬으로 연락 돼요. 낙엽둥지 이름만 불러도 소문이 돌거든요.”


롤리가 떠났다.

느릿한 걸음걸이가 남쪽 숲으로 사라질 때까지 — 칼라가 지켜보았다. 롤리가 숲에 녹아들자, 칼라가 돌아와서 말했다.

“저 상인, 좋은 사람이에요. 페로몬에 거짓이 없었어요.”

“네, 저도 그렇게 느꼈어요.”

하루는 벚꽃 꽃잎 카드를 내려다보았다.

다섯 번째 카드. 그리고 처음의 시즌 한정 카드. 양성소 교재에서 배운 분류가 떠올랐다 — “시즌 카드는 사계절마다 5장씩, 총 20장. 그 계절이 지나면 다음 해 같은 계절까지 나타나지 않는다. 살아 있는 기억.”

봄의 약속 한 장. 앞으로 봄의 네 장이 더 나타날 것이다. 벚꽃이 지기 전에.


그날 밤, 여왕의 방에서 나라가 레기나에게 봄꿀 한 스푼을 드렸다. 레기나가 받아 마셨다. 과묵한 여왕의 얼굴에 — 아주 잠깐 — 과거를 떠올리는 표정이 스쳤다.

“봄꿀의 맛은 변하지 않는구나.” 레기나가 조용히 말했다. “수만 세대가 지나도.”

나라가 여왕의 알 곁에 앉아 꿀 한 방울을 알 위에 떨어뜨렸다. 알의 맥동이 또 한 번 강해졌다 — 이번에는 확연히.

하루는 벚꽃 꽃잎 카드를 나머지 네 장 옆에 나란히 놓아보았다.

여왕의 알 — 생명의 시작. 거대 딱정벌레 — 전투의 기록. 버섯 농장 — 성장의 증거. 지하 수원 — 발견의 순간. 벚꽃 꽃잎 — 계절의 선물.

다섯 장의 다른 기억. 71장 중 다섯 장. 66장이 아직 남았지만, 오늘 하나가 더 늘었다. 북서쪽에서 그림자가 다가오고 있었지만, 남쪽에서는 봄이 도착했다.

개미굴은 그렇게 지어지는 것이었다. 그림자와 꽃잎이 같은 밤에 도착하는, 모순된 시간의 겹침 속에서.

짓다의 수로 공사는 밤에도 멈추지 않았다. 파종이 횃불 대신 인광석 조각을 들고 공사장을 비추었다. 페르가 앞장서서 흙을 파냈다. 모아가 돌을 날랐다. 칼라가 북서쪽을 지켰다. 나라가 일꾼들 사이를 오가며 지친 더듬이에 치유 페로몬을 불어넣었다.

낙엽둥지는 잠들지 않았다.

봄이 왔고, 적도 오고 있었다.


다음 화 예고: 불개미 척후병의 이야기가 낙엽둥지 안에 퍼지면서, 페르에 대한 미묘한 시선이 생겨난다. “같은 피가 흐르는 자를 어떻게 벨 수 있는가.” 수로가 완성되기 이틀 전, 페르가 하루에게 더 깊은 과거를 털어놓는다. 칼날의 과거 — 페르라는 이름이 어디서 왔는지, 그리고 이그니스와의 마지막 밤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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